Special Report 그린뉴딜을 이끌 해양재생에너지 혁신 전략(부유식 해상풍력과 해양에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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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810회 작성일 21-05-14 15:00본문
1. 그린뉴딜과 해양재생에너지
세계적으로 탈탄소에 대한 요구가 심화되어, 이에 대한 대응으로 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지속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기후변화 대응을 강화하고 친환경 경제 구현을 위한 그린뉴딜을 발표했다. 그린뉴딜에는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대한 집중 투자도 들어있는데 대규모 해상풍력단지 구축도 포함됐다. 지자체별 해상풍력 관련 그린뉴딜에는 전남 신안의 대규모 해상풍력단지 조성, 경남의 해상풍력단지 연계 RE100 그린산단 조성, 울산의 부유식 해상풍력발전 클러스터 조성 등이 있다.
우리나라는 부족한 공간으로 인해 육지 개발이 쉽지 않다. 산림훼손, 그에 따른 산사태, 주민 수용성 확보의 어려움 등으로 재생에너지의 확산을 위한 대규모 개발이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는 해양을 적극적으로 이용해야 한다. 물론 해양도 연근해 해상풍력은 어업이나 군사지역 등으로 인해 개발이 쉽지 않다. 그래서 2020년 7월에 정부는 ‘해상풍력 발전방안’을 발표하여, 입지발굴·인허가 지원시스템, 주민 수용성, 산업경쟁력 등의 강화를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여기에서 우리나라는 부유식 해상풍력에 관한 관심을 더욱 가질 필요가 있다. 부유식 해상풍력은 상대적으로 멀리 있는 바다에 설치하므로 대형 발전기를 도입할 수 있고, 대규모 발전단지 조성이 가능하며, 주민 수용성이 높은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한편 부유식 풍력 외에도 상용화를 위해서는 기술개발이 더 필요하지만, 해양공간과 자원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조류·파력과 같은 해양에너지에 대한 관심도 필요하다. 비록 2019년에 세계 신재생에너지의 0.02%에 불과하지만, 우리나라에 해양에너지 부존자원이 풍부한 측면도 있고, EU와 미국이 해양에너지를 미래 주요 에너지원으로 투자하고 있어, 향후 새로운 산업으로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우리나라 주요 조선사는 조선산업과의 유사성에 착안하여 사업다각화의 한 방편으로 풍력발전 산업에 진출했다. 하지만 국내 풍력발전단지 개발 규모가 크지 않고, 원천기술도 부족하여 세계시장에서 주요 플레이어가 되기 어려웠다. 풍력에서 대형 조선 3사가 각각 대규모의 기술개발과 투자를 진행했지만, 손실만 보고 철수했다. 한편 일부 다른 기업들은 해양에너지 연구개발을 추진했다. 현대건설이 2011년에 진도 울돌목 조류발전 실증설비를 설치하고 시운전을 하였으나, 조류발전은 시장성이 부족하여 추가 프로젝트로 이어지지 못했다.
최근 그린뉴딜, 해상풍력 발전방안, 울산의 부유식 해상풍력단지 조성 계획으로 우리나라에서 부유식 해상풍력의 상용화가 가시화됨에 따라 풍력발전을 포기했던 조선사들이 시장에 다시 뛰어들고 있다. 물론 경쟁력을 보유한 대형 해상풍력 부유체, 해상풍력 설치선박, 부유식 해상풍력 관련 서비스산업 등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해양과 관련된 재생에너지 산업은 조선해양플랜트산업과 유사한 측면이 있어, 조선산업의 사업다각화에 유리한 측면이 있다. 삼강엠앤티와 삼강에스앤씨가 대만 해상풍력 하부구조물을 대규모로 수주하여 활발한 생산을 하는 것이 그 사례다. 조선산업은 장기불황으로 일감이 부족하지만, 삼강은 해상풍력으로 대체 일감을 확보했다.
하지만, 우리나라 기업이 전 세계 해상풍력시장에서 주요 플레이어가 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해상풍력 관련 유럽과 미국의 글로벌 기업들은 자국의 개발경험을 바탕으로 새롭게 열리고 있는 아시아 시장에 진출하기 시작했고 경쟁은 갈수록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그런데, 우리는 아직 핵심기술개발이 더 필요하고, 국내 시장에서 충분한 실적과 경험을 확보해야만 글로벌 시장에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는 시작 단계이기 때문이다.
2. 경제성을 확보하는데 필요한 축적의 시간
모든 기술은 경제성을 확보하여 상용에 이르기까지 오랜 잉태기가 필요하다. 간단해 보이는 자전거도 약 백 년의 기술발전을 통해 현대화된 모습으로 나타났다. 그 이후 대량생산에 따른 합리적인 가격으로 출시되면서 대중화가 가능했다. 던롭은 이런 기술발전에 핵심이었던 타이어를 개발함으로써 세계적인 타이어 제조사가 됐다.
기계와 전기기술의 총아인 풍력발전도 경제성을 확보하기 위해 장기간의 시간이 필요했다. 1887년에 전기기술이 발달하면서 초기 풍력발전기가 발명됐으나, 현대화된 풍력발전기의 모습을 갖추기까지는 100년에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그 과정에서 풍력을 이용하기 위한 다양한 모델의 실험이 있었다. 수평/수직축(Horizontal/Vertical Axis) 발전기, 맞바람/뒷바람 형식(Upwind/Downwind Type) 외에도 블레이드의 수나 형태에서 효율을 높이기 위한 것이었다. 이어 공기역학에 따른 블레이드 수와 모양의 최적화, 발전기, 기어, 풍력발전기 컨트롤러 등의 기술발전이 이루어졌다. 오일쇼크로 재생에너지에 관심이 쏠렸던 1970년대에 현대적인 풍력발전기가 완성되면서 서서히 경제성을 갖추기 시작했다. 현재 세계 1위의 기업인 덴마크의 베스타스는 1978년에 첫 풍력발전기를 생산했다. 1980년대에 풍력은 해상으로 진출했고, 베스타스도 1995년에 첫 해상풍력발전기를 생산했다.
풍력발전기는 1990년대 후반에 50m 지름으로 750kW 용량의 발전기가 상용화되는 등 평균 크기가 급속도로 증가하기 시작했다. 이는 비교적 최적화된 디자인이 출현한 이후부터는 발전 효율을 높여 경제성을 더욱 확보하기 위한 대형화가 진행됐기 때문이다. 풍력발전 시장이 주목을 받던 2007년 전망에서는 2020년에 10~20MW의 풍력발전기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는데 실제로 2020년 현재 10MW급 이상의 대형 해상풍력발전기가 상용화됐고, 조만간 15MW급 해상풍력발전기의 상용화가 예상된다. 10년 전에 예상했던 기술발전이 거의 유사하게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3. 주요 해양재생에너지 현황
(1) 부유식 해상풍력
풍력발전기는 약 100년의 기술발전을 통해 시장을 주도하는 지배적 디자인(dominant design)이 완성됐다. 이후 본격적인 상용화를 통해 지속적인 기술발전이 진행되고 있다. 부유식 해상풍력발전은 풍력발전기가 상부에 설치되고, 하부구조물은 기술이 성숙단계에 있는 해양플랜트와 유사하다. 그래서, 예상보다 빠르게 기술이 발전했는데도 불구하고 MW급 부유식 해상풍력발전기가 나온 이후 10년이 지난 지금도 다양한 발전기가 경쟁하고 있다. 물론 부유체의 일반적인 형태는 해양플랜트와 마찬가지로 3~4가지로 압축됐고, 일부는 대규모 단지개발이 임박했다. Spar 방식으로는 에퀴노르(Hywind)가 2022년에, Semi-Submersible/ Barge 형태로는 Principle Power(Wind Float)가 2025~2026년에 상업화 단지(Commercial, 50~200MW 규모)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TLP 방식으로는 SBM Offshore가 2022년에 파일럿 단지(Pilot, 10~50MW규모) 구축을 계획 중이다. 그 외에도 다수의 프로젝트가 1~10MW 데모에서 파일럿 규모를 달성했거나 조만간 달성할 것으로 보여,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듯 부유식 해상풍력발전은 비교적 새롭게 시작되고 있는 측면이 강하다. 아직은 발전기와 설치비용이 워낙 많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유식 해상풍력발전은 대형 발전기의 적용이 가능하고, 대단위 발전단지 개발이 가능하므로, 기술의 발전이 추가로 더해진다면 향후 균등화발전원가(LCOE)는 빠르게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2008년 GWEC는 풍력발전기의 누적설치용량이 2020년에 기준(reference) 시나리오에서는 352GW, 온건(moderate) 시나리오에서는 709GW, 공격적(advanced) 시나리오에서는 1,081GW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2018년까지 누적설치용량은 육상 542GW, 해상 23GW였고, 연간으로 육상 45GW, 해상 4.5GW가 추가됐다. 이와 같은 추세라면, 2020년에는 12년 전 전망의 온건 시나리오 달성이 가능하다. 장기적 관점에서 본다면 세계 풍력발전시장은 2008년 금융위기에도 지속적으로 투자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세계적으로 탄소저감 강화 기조에 따라 재생에너지에 관한 관심이 증대되고 있어, 앞으로도 풍력발전시장은 예상보다 빠르게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부유식 풍력발전 시장은 아직은 경제성이 부족해서 매우 작다. 하지만 앞으로는 시장에서 받아들여질 수준으로 경제성이 나아질 것이므로 시장의 빠른 확대가 예상된다. GWEC의 최근 보고서에 의하면, 해상풍력 신규 설치는 2019년 2.5GW에서 2030년에 13GW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부유식 해상풍력발전은 11MW에서 2GW로 급격한 성장이 예상된다. 즉, 부유식 해상풍력발전의 비중이 현재 미미하지만, 풍력발전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으로 보인다. DNV-GL은 2050년에 부유식 해상풍력발전이 250GW 이상 누적 설치되어 해상풍력의 2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2) 해양에너지
해양에너지는 조력, 조류, 파력, 온도차 등을 활용한 신재생에너지다. 우리나라에서 조력을 활용한 에너지 기술은 상용화 단계에 올라와 있어 세계적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조류, 파력, 온도차 활용은 아직 실증이나 시스템 검증 단계에 있다. 세계적으로는 조류가 준상용화 단계, 파력과 온도차는 실증 단계에 있다. 조력발전은 시화호에 세계 최대 규모로 구축되어 운용되고 있으나, 다른 지역에 대한 추가 설치는 환경문제나 지역사회 갈등으로 인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부유식 해상풍력과 비교할 때 조력과 조류 외에 다른 해양에너지는 상용화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
현재 주요 해양에너지는 주로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연구되고 있다. 실해역 실증시험이 다수 시행됐다. 해양에너지에 대한 주요 실해역 시험장은 영국이 2004년에 7MW, 2010년에 20MW급으로 구축했고, 2015년에 미국이 1MW급, 스페인이 20MW급, 2017년에 프랑스가 8MW급으로 준공하여 운영 중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2020년에 5MW 규모의 파력발전 실해역 시험장을 준공하여 선진국에 비해서는 늦은 편이다.
최근 선진국의 해양에너지 관련 연구개발 투자비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미국 에너지부는 해양에너지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2020년에는 1억 달러 이상으로 크게 증가했고 2021년에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EU에서도 조류발전과 파력발전에 대한 프로젝트가 향후 빠르게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조류발전의 경우 2025년 이후에는 GW 규모로 상용화 단계 진입이 예상된다. 상용화를 전제로 한 투자와 프로젝트 규모의 빠른 증가는 곧 선진국 간 경쟁이 심화될 것임을 암시한다.
물론 파력발전은 수십에서 수백 MW 규모라서 비교적 대규모의 실증단지가 이제야 구축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풍력발전 사례에서 본 것처럼 시장을 주도할 디자인이 정해진다면 상용화까지는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된다. 부유식 해상풍력발전에서 가장 빠르게 준상업화 단지 구축이 예상되는 에퀴노르의 Hywind 프로젝트는 실해역 실증 이후 10년도 안되어 준상용화 단지 조성단계까지 진입했다. 실증 단계에 들어선 파력발전은 현재 시장을 주도할 디자인이 경합하는 단계에 있어 조류발전보다 늦게 상용화 단계 진입이 예상된다.
4. 해양 재생에너지 혁신전략
(1) 글로벌 경쟁이 가능한 디벨로퍼(Developer)의 육성
우리나라의 주요 산업은 이제 과거와 같이 낮은 임금이나 저렴한 기자재를 이용한 가격경쟁력과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세계시장에 진출하여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해지고 있다. 이제 보편화된 선진국 수준의 임금체계에서는 기술력을 통한 새로운 산업을 육성하는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 한때 우리나라 대형 조선사는 해양플랜트를 상선을 대체할 새로운 고부가가치 먹거리로 생각하고, 급하게 생산구조를 전환했다가 천문학적인 손실을 경험했다. 계약 부실과 유가 폭락이 가장 커 보이는 원인이었지만, 내부적으로는 엔지니어링 원천기술(FEED, Front-End Engineering and Design) 부족이 결정적이었다는 분석이 있다. 해양플랜트 원천기술은 유정을 보유해야만 확보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테스트할 광구가 없었고 글로벌 디벨로퍼(오일메이저)를 보유하지 못해 지배적인 결정권을 가진 유정도 부족했다.
부가가치가 상대적으로 낮더라도 매출을 확대할 수 있고 선박 건조공정을 활용할 수 있어 비교적 안전한 제작자의 역할이 그간의 사업영역이었는데, 해양플랜트 원천기술이 부족했기 때문에 동 부문으로의 급격한 사업 확장이 문제가 됐다.
해양재생에너지의 사업환경은 해양플랜트 때와 다르다. 우리나라에 풍부한 바닷바람과 최대 9m에 이르는 양호한 조차(潮差), 파도·조류 등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그린뉴딜과 ‘해상풍력 발전방안’으로 우리나라 해상풍력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것들이 국내에서 디벨로퍼를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키울 수 있는 기반으로 작동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부족하더라도 내수시장이 조금씩은 있어 육상풍력발전이 명맥을 유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글로벌 디벨로퍼가 없어 세계시장에 진출하여 더 큰 시장을 주도하지 못했다. 앞으로 빠르게 커질 부유식 해상풍력시장을 보면 우리나라에서도 글로벌 디벨로퍼를 육성할 필요성이 더욱 절실해진다. 예를 들어 2027년 동해가스전 부근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사업의 주요 컨소시엄을 보면, 노르웨이 에퀴노르, 네덜란드 쉘, 프랑스 토탈, 영국 그린인베스트먼트그룹(GIG), 덴마크 CIP(Copenhagen Infrastructure Partners), 스페인 OW(Ocean Wind)의 합작사인 KFWind 등 유럽의 디벨로퍼들이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린뉴딜과 해상풍력 발전방안으로 우리나라에서 추진될 부유식 해상풍력은 그 자체로 충분한 시장이 될 수 있고, 나아가 아시아·태평양 시장의 진출을 위한 교두보가 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에퀴노르를 비롯한 글로벌 디벨로퍼가 우리나라의 부유식 해상풍력발전 경험을 바탕으로 아시아·태평양 시장에 진출하면, 디벨로퍼로서 후발주자인 우리나라 기업은 해외시장은 물론 그나마 있던 내수시장의 기회조차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뒤처질 전망이다. 초기에는 기술 및 엔지니어링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글로벌 디벨로퍼와 합작을 할 수밖에 없겠지만, 중장기적으로 우리나라 내수시장은 국내 디벨로퍼가 주도하여 부유식 해상풍력발전의 전체 생태계를 글로벌 수준으로 올려놓아야 한다.
(2) 부유식 해상풍력발전, 수립된 사업의 이행과 선행적 R&D투자 필요
조선해양역량으로 부유식 해상풍력발전의 하부구조물은 우리나라에서 단기간에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설 수 있지만, 상부 타워의 기술력 추격에는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KISTEP의 2019년 기술수준평가 에너지편을 살펴보면, 우리나라의 풍력터빈기술은 중국보다도 낮다. 중국은 200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풍력단지를 개발했고, 그 과정에서 자국기업이 주도하여 기술력을 쌓아왔기 때문이다. 2018년 기준 시장점유율 순위는 덴마크 베스타스, 중국 골드윈드, 스페인(독일) 지멘스가메사, 프랑스(미국) GE에너지, 중국 엔비전 등이다. 풍부한 내수 덕분이긴 하지만, 상위 5개 기업에 중국 2개사가 포함될 정도로 중국의 풍력발전 역량은 불과 10여년 만에 상당히 높아졌다.
세계적으로 해상풍력에서 다수의 기업이 11MW급 발전기를 개발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삼성중공업이 한때 2013년에 7MW급 발전기를 설치하고 운영했지만, 사업 환경의 악화로 2017년 철수했다. 국내 풍력발전기 제조사는 대부분 육상풍력발전을 중심으로 경쟁력을 보유했고, 해상풍력발전기에서는 이제야 6~10MW급을 개발하는 단계다. 선진국과의 격차는 KISTEP의 연구에서 본다면 5년, 2장에서 언급했던 해상풍력발전기 트렌드와 비교해본다면 4~8년은 뒤처져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10MW급 해상풍력발전기를 개발했거나 개발한 중국에 비해서도 몇 년은 기술력이 뒤졌을 수도 있다. 한편, 우리보다는 조금 나은 수준이지만, 일본도 기술에서는 높지 않다. 하지만, 최근 미쓰비시중공업이 베스타스와 해상풍력을 위한 합작사를 설립하였고, 합작사의 지분을 베스타스 지분과 교환하여 해상풍력에 대응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30년까지 부유식 해상풍력 분야에 지속적으로 투자할 계획을 수립하고 있어 향후 장기간의 내수시장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기존 풍력발전기 제조사와 부유식 구조물에 강점을 보유한 대형 조선사들이 부유식 해상풍력 사업에 참여할 것으로 보여 기술역량 확보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한때 세계 수준에 근접했던 우리나라 조선사의 풍력발전기 기술이 지속적인 국내 사업 유지로 세계와의 격차를 줄일 수 있었다면, 앞으로 국내에서 개발하는 부유식을 포함한 해상풍력을 주도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있다. 그나마 민간에서 중단했던 부유식 해상풍력 연구를 공공분야인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에서 꾸준하게 이어와 명맥이 단절되지 않았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앞으로 글로벌 친환경 기조에 따라 유망한 시장이 예상되는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의 높은 역량확보를 위해 수립된 투자계획의 지속적인 추진과 사업개발이 지속될 수 있는 환경조성이 필요하다. 또한 단계별 사업개발 및 추진에 앞서 기술역량을 제고할 R&D전략의 추진도 동시에 진행되어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로컬콘텐츠나 해외기업과의 합작을 통해 국내 시장에 대응해야겠지만, 장기적으로 세계 해상풍력시장도 주도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세계적 수준의 디벨로퍼 육성과 생태계 조성이라는 첫 번째 전략이나 정부의 해상풍력 발전방안과도 연계된다.
(3) 해양에너지 분야는 기술개발과 사업화 투자를 병행하여 시장 선점
해양에너지 분야는 풍력발전보다는 선진국과의 기술격차가 크지 않다. 중국보다는 우리의 기술력이 좋고, 일본과의 격차도 거의 없다.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기 때문에 시간상 선진국과의 기술격차도 만회하기 쉬운 측면이 있다. 하지만, 풍력처럼 시장이 가시화될 때까지 준비 없이 기다린다면, 글로벌 기업에 주도권을 내줄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그린뉴딜을 이끌 새로운 친환경에너지 산업이라는 관점에서 치밀한 시장 창출 및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 지배적 디자인을 만들어내는 것은 풍력산업, 사업화로 연계하는 것은 부유식 해상풍력의 사례를 벤치마킹해야 한다.
파력발전을 예로 들면 아직 지배적 디자인이 나타나지 않았지만, 어느 정도 유력한 형태를 갖춰가고 있다. 머지않아 지배적 디자인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아직은 경제성이 뒷받침되지 않더라도 시장을 주도할 디자인에 대한 다양한 기술개발을 진행해야 한다. 해양에너지 분야의 성공을 위해서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공공 및 공동연구를 진행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기업의 경우 당장 사업화가 되지 않는 연구를 독자적으로 진행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디자인을 개발하여 실험했을 때 소수의 디자인만 성공할 수 있으므로 연구개발의 실패도 용인해야 하고, 디자인 개선을 위한 유사 연구도 허용해야 디자인 개발역량이 견고해질 수 있다.
다양한 디자인에 대한 개발과 글로벌에서 경쟁이 가능한 수준으로 상용화하기 위해서는 발전원가에 대한 목표를 설정하고, 가장 가시화된 소수의 디자인에 대해서는 상용화까지 준비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시스템의 지속적인 개발과 관련 소재·부품·장비 기업과의 협력을 위해 장기 로드맵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산업화를 위해 선도적인 실증단지의 구축까지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노르웨이의 국영기업 에퀴노르가 부유식 해상풍력 실증단지의 사업성이 부족했음에도 선제적 투자와 지속적 단지개발로 세계적으로 앞선 디벨로퍼가 됐음을 다시 한번 상기해야 한다.
치열한 경쟁에서도 덴마크는 풍력발전 사업에서 우수한 디벨로퍼, 제조사를 기반으로 세계를 주도하고 있다. 부유식 해상풍력에서 우리나라는 후발주자지만, 아직 비집고 들어갈 틈이 있다. 특히 장기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조선산업에 안정적인 다각화 사업이 될 가능성도 크다. 그리고 해양에너지 가운데 조류·파력발전과 같은 분야는 미래의 새로운 에너지산업으로 육성이 필요한 분야다. 해양플랜트의 실패, 풍력발전에서의 보완점을 고려하여, 해양재생에너지 산업에 진출하고 투자한다면, 우리나라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은 물론 미래의 새롭고 당당한 혁신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